← 목록으로 돌아가기

마포 셔츠룸 가격표 뒤에 숨은 원가의 비밀 — 단골이 사장 몰래 계산기 두드려본 이야기

소주 한 잔에 만 원, 위스키 한 잔에 오만 원. 이 가격표를 보면서 "이거 원가가 도대체 얼마나 될까"라고 느낀 적 있으신가요? ^^

지난 3월 금요일 밤, 마포역 인근 셔츠룸 룸에 앉아 계산서를 들여다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골로 2년 넘게 다니면서 한 번쯤은 계산해보고 싶었어요.

룸차지의 실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룸차지, 만 원에서 이만 원 사이. 룸 공간 대여비인데 임대료와 인건비가 동시에 커버된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셔츠룸 룸당 6~10평 임대에 월 수백만 원, 여기에 도우미 인건비까지 포함하면 룸차지 하나로는 임대료의 10~15% 정도만 회수되는 셈이에요. 나머지는 주류 마진으로 채웁니다.

주류 가격의 비밀

소주 한 병 도매가는 800원~1200원 사이. 룸에서 만 원~만 오천 원에 판다면 원가율 8~12% 정도입니다. 위키백과 노래방 역사를 보면 룸 문화의 가격 구조가 얼마나 변해왔는지 나오는데, 지금 이 시점이야말로 원가와 판매가의 괴리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어요.

양주는 좀 더 재밌습니다. 브랜드에 따라 도매가와 판매가 괴리가 천차만별이에요. A급 브랜드는 마진율 40~60%인데, 일부 업소에서는 "유명세"를 붙여 마진율이 70%를 넘기는 경우도 봤습니다. ^^ 반면 프로모션용 세트는 20~30%대로 떨어지기도 하죠.

안주는 왜 기본 세팅이 있을까

기본 안주 재료비는 5000원 내외인데 "서비스"라고 명시하면 룸차지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듭니다. 심리적 장치죠. 추가 안주 원가율은 15~25% 정도로, 재료비보다 플레이팅과 브랜딩이 더 비싼 구조입니다. ㅎ

계산하면서 느낀 것

전체적으로 룸 단위 서비스업의 마진은 세 레이어로 나뉩니다. 룸차지로 공간 비용 회수, 주류 특히 양주 세트에서 본격적 마진, 추가 안주와 서비스 수익. 이 세 레이어의 비율이 각 업소의 수익 구조를 완전히 바꿔요.

사장님이 이 글을 보시면 죄송합니다. ^^; 하지만 소비자로서 합리적 선택을 하려면 이런 구조를 아는 게 맞다고 봅니다. 뭐, 저처럼까지 계산기 두드릴 필요는 없지만요.

다음에 룸 선택하실 때 메뉴판 가격만 보지 마시고 이 레이어 구조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더 구체적인 후기와 가격 정보가 필요하시다면 나나내비도 한번 둘러보시는 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