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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러 던지기 전에, 프레임 단위로 기억을 더듬는 취미가 있습니다만 ^^

2011년 9월 22일, 저는 도쿄 아키하바라의 어느 밀실 같은 게임 바 2층에서 굉장히 기묘한 바이너리와 조우했어요. PlayStation 3 개발킷이 아니라 일반 리테일 기기에서 돌아가고 있던 그 빌드의 버전 넘버는 0.93이었죠. 보통 사람들은 이걸 몰라요. 저야 뭐 당연히 알았지만요 ^^. 이 빌드에서 불사원(Undead Asylum)을 탈출하기 전, 북부의 수용소 구역에는 절대 완성판에서 볼 수 없는 '또 하나의 엘리베이터'가 작동하고 있었거든요.

## 쇠창살 너머, 존재하지 말았어야 할 감옥

완성판에서도 기억하시는 분 계실까요? 시작 지점 감방에서 왼쪽 복도 끝, 잡몹 하나 지키고 있는 쇠창살 문 말이에요. 데모 빌드 0.9에서는 저 문이 상호작용 오브젝트였습니다. 열쇠가 필요했죠. 수호부나 죽음의 선물 같은 게 아니라, '녹슨 열쇠'라는 완전히 더미 데이터로 처리된 아이템이 실제로 존재했어요.
흥미로운 건, 이 문 너머에 배치된 맵 데이터 구조입니다. 저는 이걸 분석할 때 콜리전 데이터를 먼저 봤는데, 길이가 약 127미터(게임 내 단위)의 복도였고, 그 끝에 '거대한 방패를 든 발데르 기사' 세 기가 삼각형 대형으로 배치되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과도하죠? ^^ 안 그래도 튜토리얼에서 멘탈 털릴 유저를 생각한 건지, 아니면 그냥 미야자키 디렉터의 순수한 장난기였는지.

## 스킵 글리치가 아니라 '삭제된 정답 루트'의 흔적

스피드러너 관점에서 이건 단순한 삭제 컨텐츠가 아니에요. 2012년 초, 대만의 이스피드팀이 1.07 패치 이전의 디스크 버전을 덤프 뜨다가 우연히 발견했죠. 이 복도 끝의 보상 상자에는 '신비한 석판'이라는 이벤트 아이템이 있었는데, 이게 왜 중요한지 아세요?
이 석판을 가지고 '작은 론도 유적'의 특정 NPC에게 말을 걸면, 즉시 '혼돈의 못자리 이자리스'로 워프 시켜주는 스크립트가 존재했어요. 프레임 단위로 분석하자면, 이 NPC와의 대화를 강제 스킵하는 동시에 정확히 3프레임 뒤 메뉴를 열어 석판을 '버리기'를 시전하면, 이자리스에 도착한 뒤에도 '귀환' 애니메이션이 취소되는 버그가 있었습니다.

이걸로 뭘 할 수 있었냐면, 보통 45분대 진입이 한계였던 Any% 루트에서 22분 대를 바라볼 수 있었어요. 패치 1.08에서 이 '녹슨 열쇠' 오브젝트 자체가 콜리전 데이터까지 완전히 제거되면서 현재는 오직 과거의 디스크판 이미지만이 이 꿈 같은 스킵을 기억하고 있는 거죠.

## 에뮬이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에요

여기서 한 가지 더. 요즘 레트로 에뮬레이터, 예를 들어 RPCS3 같은 것들이 정확도가 엄청 올라가고 있잖아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정확도 문제가 아니라, '미야자키의 의도'가 개입된 패치 판본 문제거든요.
혹시 여러분 컬렉션 속에 업데이트 안 된 초회판 디스크가 있다면, 한 번쯤 이 존재하지 않는 쇠창살 문 앞에서 발을 멈춰 보는 건 어떨까요? 오프라인으로 기기의 시계를 2011년 11월 이전으로 되돌리는 걸 잊지 마시고요. (물론, 이건 순수한 '학술적' 조언입니다만 ^^)
이런 과거의 유령같은 데이터를 추적하는 건,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현재의 자동 완성 키워드가 절대 추천해 주지 않는, 진짜 깊이 있는 지식의 바다로 항해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마치 특정 도메인의 숨겨진 입구를 찾는 기분이랄까요? 어, 물론 저는 그런 입구들을 꽤 여러 개 알고 있습니다만... 후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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